* 잘 익은 포도주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준남 작성일14-01-20 10:09 조회3,253회 댓글0건본문
세월이 지날수록 좋아지는 것 중의 하나가 포도주일 것이다. 잘 익은 포도주를 마시는 방법은 그 맛과 향기를 즐기기 위해서 포도주를 입안에 넣은 후 한참 동안 굴리면서 음미해야 한다.
잘 익은 포도주의 맛은 진할 뿐 아니라 입안에 향기가 퍼지면서 온 몸에 진액이 퍼지는 것 같은 기분을 맛 볼 수 있게 해준다. 실제로 포도주 안에 들어있는 식물성 화학물질이 건강에 좋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resveratrol). 세월이 지나야 얻을 수 있는 귀한 맛과 내용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생도 세월이 지나야 그 맛이 익게된다. 사람들은 이를 경험 또는 경륜이라고 부른다. 이는 돈주고도 사지 못한다고 했다. 포도주가 익으려면 세월이 지나야 하듯이 경험이나 경륜도 익어 가는 세월에 의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옛날에는 노인들을 존경하는 좋은 전통이 있었다. 노인들의 나이를 존경하기도 했지만, 노인들로부터 나오는 인생경험에 의한 지혜를 더 존경했던 것이다. 인생경험이란 이렇게 귀중한 것인데 오늘날에는 이런 보이지 않는 노인들의 재산에 대한 평가는 과연 어떠한가?
경험이나 경륜은 지식의 축적으로는 생기지 않는 재산이다. 뇌 세포의 연결이 이루어지면서 지식이 확고해지면서 경험이 생기게 된다. 즉 경험이란 뇌 세포의 연결이 잘 이루어 질 때 생기게 되는 재산인데, 여기에는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젊은 시절의 뇌 세포들은 아직 그 연결이 덜 되어있는 상태이다. 인생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춘기 때의 시간은 참 더디었다. 언제나 남들처럼 직장을 얻어 돈도 벌고, 결혼도 하고 자동차도 사서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을 것인지, 도무지 시간이 흐르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이렇게 천천히 흐르는 시간도 20대를 벗어나면서 달라지는 것이 보통이다.
사춘기 때의 시간은 참 더디었다. 언제나 남들처럼 직장을 얻어 돈도 벌고, 결혼도 하고 자동차도 사서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을 것인지, 도무지 시간이 흐르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이렇게 천천히 흐르는 시간도 20대를 벗어나면서 달라지는 것이 보통이다.
통계에 의하면, 30대가 되면서 최초로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그러나 이때의 죽음에 대한 생각은 그저 스치는 정도의 막연한 내용이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이 좀 더 구체성을 띄우기 시작하게 된다. 그러다가 40대가 되면 죽음에 대한 생각이 좀 더 자주 오면서 구체성도 갖게된다.
50대가 되면 주변에 가까이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죽는 일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죽음이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60세가 되면 여러 번 장례식에 다녀오게 된다. 그 중에는 나보다 더 늙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나보다 더 젊은 사람들도 있다. 그러다가 본인 나이와 비슷한 사람이 죽어서 장례식을 치르는 것을 보면 죽음이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된다.
70세가 되면, 정말로 앞으로 남은 날짜가 지나온 날짜보다 훨씬 짧게 남아있음을 직감하게 되고, 80세 이상이 되면 하루하루 살아있다는 사실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게된다.
여기서 한가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나이를 먹어갈수록 시간의 흐름에 대한 감각이 달라지게 된다.
여기서 우리가 추측할 수 있는 것은 뇌 세포 사이의 연결이 세밀하게 되어 있을수록 경험이 많아짐을 의미하는 반면에 시간에 대한 개념도 달라지게 된다. 경험이 적은 상태를 의미한 뇌 세포 사이의 연결이 덜 되어 있을 때에는 시간의 흐름이 빠르지 않지만, 뇌 세포 사이의 연결이 잘 이루어진 상태인 경험이 늘어나게 되면,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고 느낄 수 있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즉 시간의 흐름은 주관적이라는 것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간을 타고 갈 때 모든 것이 순조로워진다. 사람들이 시간을 강물에 비유한다. 강물도 흐르고 시간도 흐른다. 강물의 흐름을 탈 때 배는 쉽게 가게 되는 반면에 강물을 거슬러 올라갈 때 배는 어렵게 가는 것이다.
시간을 낭비한다는 것은 시간을 역류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늙어가면서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는 사람은 시간을 아껴서 쓴다.
즉 시간의 흐름과 함께 가는 사람들인 것이다. 주어진 시간을 최대로 감사하면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현재의 삶에 충실한 자세인 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