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은숙 / 1기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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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세인클럽 작성일13-02-24 17:22 조회2,197회 댓글0건본문
모임 후기 < 글쓴이 이은숙/ 1기 수료 > 4월 24일 2013년
아직도 그날이 엊그제 같습니다. 암 수술 후 혼자의 힘으로 병원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눕지도 못하며 아파하던 날. 그래서 남편이 병문안 오신 분 배웅이라도 나가면 무슨 사고라도 나서 안 들어 오면 어쩌지 하며 걱정하던 날----- 세 아이들과 지지고 볶으면서 어느덧 3년이 넘는 세월을 덤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 날 이후 많은 지인들과 친구들과 특히 가족들이 저를 많이도 챙겨 주시고 걱정해 주시고 사랑해 주십니다.
이번 암 생존자 모임에서 제 1기로 수료 할 수 있었던 것도 어느 집사님의 사랑과 권면 때문이었지요.
처음에는 몇 번만 참석해보고 바쁘면 슬쩍 빠지려고 했는데 기를 쓰고 한번도 안 빠지고 다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암 예방과 재발에 기본 지침이 되는 건강한 음식 생활과 양질의 수면 등에 관한 유용한 정보 때문 만은 아니었습니다.
암세포는 누구에게나 매일 수백, 수천개씩 생기는데 이를 억제하고 파과하기 위해서는 우리 몸안의 면역성을 올려야 하고 우리의 흐트러진 면역체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육신의 건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영혼의 건강을 잘 다스리고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매주마다 잔잔한 흥분과 기대 가운데 우리의 감정 이해하기와 유도 영상법 등 내적 치유를 위한 새로운 선물 보따리를 하나 둘씩 풀어 나갔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이미 지나 가버린 그래서 바꿀 수 없는 우리네 과거에 얽힌 사연들을 어떻게 용서라는 tool을 이용해 풀어갈 수 있는지. 그래서 어떻게 주어진 현재의 시간을 더 늘리고 더 enjoy 할 수 있는지였습니다.
사람마다 공포, 화, 슬픔, 감정이입(empathy)이라는 단계를 거쳐서 마침내 용서라는 단계에 오르는데 중요한 것은 서로의 용서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반드시 봉사활동 같은 남을 사랑하는 행위로 그 용서의 자리를 채워야 미움의 재발을 피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마치 물을 받기만 하고 다른 곳으로 물을 보내지 못하는 사해는 오염된 죽은 바다가 되었고, 물을 받기도 하고 다른 곳으로 주기도 하는 갈릴리 호수는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호수가 된 것 같이.
우리도 사랑을 베푸는 가운데 삶에 희락과 생기를 얻을 수 있고, 더 나아가서 이렇게 적극적인 삶은 암세포를 파괴하는 부작용 없는 항암 치료제라지요.
또 하나 덤으로 얻은 것은 "동병상련"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만난 언니, 오빠 같은, 동일한 상처를 경험하신 성도님들입니다. 서로의 아픔을 알아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만으로도 깊은 위로가 되고 작은 말 한마디에도 따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친한 친구 같은 분들---앞으로 하루하루가 더 바빠질 것 같습니다.
성경 말씀에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내가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나이다"라는 시편 기자의 말씀대로 암 때문에 이렇게 유익한 지식과 만남의 축복을 얻었고, 또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인생의 많은 지혜를 암이라는 질병을 겪으면서 배웠습니다.
악성 암이라는 질병을 통해서도 선을 이루시고 저를 다져 세상에 대하여 큰 나무같이 단단하게 하시고 하나님과 사람 앞에 연한 순 같이 부드럽게 하신, 살아계신 하나님게 감사드리며 이웃을 위해 특히 아픈 이들을 위해 시간과 물질을 투자하며 조건없이 헌신하시는 이준남 박사님께 그리고 사모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따뜻한 봉사의 손길이 있어 세상은 아직도 아름답고 살만한가 봅니다. 부족한 글 끝가지 읽어주신 성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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