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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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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거나 뛰거나(fight or f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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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준남 작성일12-12-22 05:32 조회1,9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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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우거나 뛰거나라는 말은 스트레스를 설명할 때 반드시 나오게 된다.
   20세기 초 하버드 대학의 월터 캐넌(Walter Cannon) 박사가 최초로 기술한 바 있다. 스트레스를 초래하게 되는 상황에 빠지게 되었을 때 우리의 몸이 생리학적으로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대한 설명인 것이다. 

   또한 싸우거나  뛰거나의 뜻을 설명할 때는 반드시, 긴 이빨을 갖고있는 호랑이(saber tooth tiger, 선사시대에 살고있던 견치가 엄청나게 긴 호랑이 종류로 지금은 멸종되었다)를 만났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예로 들게 된다. 즉 호랑이와 마주치게 되었을 때에 우리 몸에서 생기는 생리작용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스트레스에 대한 이해를 하게되는 것이다. 호랑이와 마주치게 되면, 우선은 누구나 놀라게 된다. 우리는 놀랄 때 몸에 오는 변화를 알고있다.
 
   스트레스에 빠지면 우선 심장이 빨리 뛰게된다. 심장이 빨리 뛴다는 것은 심장으로부터 혈액을 온 몸으로 더 많이 보내려는 생리작용에 해당된다. 그러나 혈액의 양은 일정하다. 따라서 온 몸 중에 어떤 부분이 혈액을 더 필요로 하고, 어떤 부분이 덜 필요하게 되는지에 대한 판단을 한 후 덜 중요한 곳으로 가던 혈액은 줄여주게 되면서, 전략적으로 더 중요한 곳으로 더 많은 혈액을 보내게 된다. 혈액순환에 대한 재분배가 이루어지게 되는 이유인 것이다.

   혈액의 양은 일정한데 더 필요한 곳이 생겼음으로 그 곳으로 혈액을 더 보내주기 위해서는 덜 필요한 곳을 찾아서 그 곳으로 가던 혈액순환은 최소한으로 만들어야만, 필요한 곳으로 혈액을 더 보낼 수 있게된다. 이런 기본적인 스트레스의 생리작용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해야 스트레스를 정상으로 환원시킨 다음의 몸 상태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할 수 있게될 것이다.

   스트레스를 관장하는 두뇌의 중추는 시상하부(hypothalamus)이고 시상하부 안에 있는 뇌하수체(pituitary)를 통해서 부신(adrenal)으로 전달된 내용이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시킴으로서 스트레스 작용이 생기게 된다. 

   다음은 스트레스 생리작용들이다. 시상하부와 뇌하수체는 변연계에 속한다. 모든 포유동물들은 변연계를 갖고있다. 따라서 동물들도 스트레스에 빠지는 기전을 갖고있다. 이 점은 동물이나 사람이나 같다. 

   다음은 스트레스의 상황에 들어갔을 때에 우리 몸에 오는 생리작용의 변화들이다.

1) 심계항진 - 심장을 통한 혈액순환을 늘리기 위하여 우선 심장이 빨리 뛰게된다.  

2) 고혈압 - 빨리 뛰고 혈액을 보내는 힘을 올려주기 위하여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  

3) 관절 통 및 근육통 - 혈액이 많이 가는 곳으로는 관절과 근육이 있다. 더 많은 힘과 빠른 반사를 위해서이다. 

4) 당뇨병 또는 신진대사 증후군 - 혈액이 많이 가야하고 또 힘을 더 내기 위해서는 혈중 포도당이 올라가게 된다.  

5) 기관지 천식 - 기관지를 확장시켜 호흡을 더 원활하게 하고, 폐로 하여금 산소를 더 잘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다. 

6) 고지질증 - 이런 상태가 장기적으로 되면 힘을 더 내기 위한 혈중지방(triglyceride)도 올라가게 된다. 

7) 신경과민 - 혈액이 많이 가는 곳으로 우선 두뇌가 있다. 빠른 판단을 위해서이다. 남이 못 보는 것을 보게되고 남이 못 듣는 것을 듣게된다. 

8)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별로 많은 혈액순환이 필요하지 않은 기관들이 있다. 이런 기관들에서는 스트레스 상태가 오래 지속될 때 다음과 같은 생리작용이 생기게 된다.

* 위장계통 : 소화불량, 변비, 신경성 위장염

* 피부 :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기관인 피부의 혈액순환이 줄어들게 됨으로 손발을 비롯한 피부가 차게된다.

* 생식기관 :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다음 세대를 이어가야 한다는 성적인 동기가 소멸하게 된다. 따라서 불임증, 발기부전으로 이어진다.

* 면역계통 : 스트레스가 오게 되면 세균침입, 암 발생에 대한 감시기능 보다는 우선 호랑이로부터 살아남는 것이 더 중요하게 됨으로 면역의 중요성은 뒤로 밀리게 된다. 스트레스에 빠지게 될 때 감기 등 바이러스에 약해지는 이유인 것이다. 만성 스트레스와 암 발생과도 무관하지는 않다.

  
   1)번-7)번 사이의 문제점들은 각 기관에 혈액순환이 늘어나기 때문에 생기게 되고 8)번에 언급한 기관들의 문제점들은 혈액순환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생기게 된다. 물론 모든 증상과 질병이 발생하게 되는 원인들이 스트레스만은 아니고 다른 이유들도 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스트레스는 최소한 이런 증상과 질병을 더 악화시키게 된다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는 호랑이를 만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고, 현대생활을 하다보니 만나게 되는 호랑이로 인해서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든다면, 월부금이나 계돈을 내어야 할 때, 대학 입시를 앞둔 학생이나 그 가족들, 교통체증에 걸려 거북이 걸음으로 진행할 때, 하염없이 자기주장만 하는 사람과 상대해야 할 때 등 얼마든지 있다. 싸우거나 뛰어야 할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출구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더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된다.

   의사에게 찾아갔을 때 모든 검사를 다 했는데도 불구하고 별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을 때에는 위에 열거한 여러 가지의 스트레스 상태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검사상 별로 높지않은 혈압, 별로 높지않은 혈당, 별로 높지않은 고지질증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하지 않은(non-specific) 증상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바로 스트레스인 것이다.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시름시름 생기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스트레스인줄 알고는 있지만, 출구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로 인한 여러 가지의 증상과 질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다. 

   이때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되면, 일단은 문제의 발단에 대해서는 확인이 된 것이다. 다음에 확인된 스트레스에 대한 출구까지 마련된다면, 무서운 호랑이를 자그마한 고양이 새끼로 만들 수 있게되어 다룰만하게 될 것이다.

   앞에서 적당한 스트레스는 있어야 한다는 원칙에 대하여 알아 본 바 있다.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세상은, 마찰이 하나도 없는 미끄러운 얼음판을 걸어가는 세상이나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스트레스는 인생의 마찰이다. 적당한 마찰은 사람을 서게도 만들고 걸을 수 있게도 만든다. 그러나 마찰이 조금도 없는 세상은 있을 수도 없지만,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세상에서 살아간다면,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이 오늘과 같은 무미건조한 인생살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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