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와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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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준남 작성일15-01-05 02:32 조회8,762회 댓글0건본문
기억이 없으면 스트레스도 없게된다. 왜냐하면, 스트레스란 기억에 비추어 보아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호랑이를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는 사람은 호랑이를 만나게 되더라도 무서울 것이 없다. 따라서 스트레스에 빠지지 않는다.
무섭다는 것은 감정이다. 감정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감정은 무서운 공포의 감정이다. 다른 감정이 있다가도, 공포의 감정이 생기면 일단 접어두게 된다. 왜냐하면 공포의 감정은 생존에 관한 감정이기 때문이다.
공포의 감정이 없는 개체는 살아남기 어렵게 된다. 많은 공포의 감정은 총체적인 감정(collective emotion)일 때가 많이 있다. 여러 대를 두고 전해 내려오면서 형성된 공포의 감정이 총체적인 감정일 수 있다.
예를 든다면, 피부에 무엇인가 기어다니는 것이 벌레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사람들은 섬뜩해진다. 벌레로부터 물려 본 오랜 기억이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 기억이 대를 물리면서 내려왔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이다. 이와 같이 공포의 감정은 한 개체가 살아남는데 가장 원천적으로 작용하는 중요한 감정인 것이다.
여기서 감정도 기억에 들어갈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워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기억 속에 들어가 있는 많은 감정은 기억과 그대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감정이 없는 기억은 메마른 내용이지만 감정이 들어가 있는 기억은 그 내용이 상당히 복잡하면서 개인적이고 주관적으로 된다. 주관적인 기억에는 감정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기억과 감정에 대한 연구조사가 잘 되어있지 않다. 두뇌작용에는 광범위한 것들이 포함된다.
인식과학에서 말하는 두뇌의 작용으로 생기는 것이 마음이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물론 기억도 두뇌작용에 들어가고 감정도 두뇌작용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두뇌작용은 어떤 식으로든지 서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억과 감정사이에는 어떤 식으로든지 연결되어 있고 서로 간에 영향을 끼치고 있을 것이다.
공포의 감정은 기억장치가 있는 히포캄포스(hippocampus) 안에서도 가장 중심부에 있는 아믹달라(amygdala)에서 관장하고 있다. 아믹달라는 공포 감정의 중추인 것이다. 다른 감정보다 훨씬 진한 공포의 감정을 주관하고 있는 아믹달라는 시상하부(hypothalamus)와 아주 근접한 거리에 있다.
즉 아믹달라가 움직이면 시상하부에 쉽게 전달이 되면서 그 내용이 뇌하수체를 통한 후 부신으로 전달되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스트레스 생리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공포의 감정을 주관하는 아믹달라에서는 다음의 네 가지 생리작용을 주관하게 된다.
동결(freeze), 고혈압(high blood pressure),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stress hormone), 놀라는 반사(startle reflex) 등이다.
동결(freeze) : 무서운 공포의 상황이라고 판단될 때, 그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하던 모든 동작을 멈추게 되면서 동결됨을 의미한다. 예를 든다면, 산책길에서 뱀을 발견하게 될 때, 뒤로 물러서기 전에 순간적으로 하던 동작을 멈추면서 상황판단을 하게되는 경우를 상상해 보면 된다. 스트레스에 빠진 사람의 동작에는 유연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고혈압(high blood pressure) : 무서운 일을 당했을 때 혈압이 올라간다는 것은 불을 끄기 위하여 수압을 올려야 더 효과가 있게되는 경우와 같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고혈압일 경우에는 스트레스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stress hormone) : 에피네프린과 스테로이드는 스트레스 호르몬이다.
놀라는 반사(startle reflex) : 산책길에서 보게 된 것이 뱀이라는 상황이 확인된 후에는 반사적으로 재빠른 동작으로 뒤로 물러나게 된다. 스트레스에 빠진 사람들은 자주 놀란다.
앞에서와 같이 공포의 감정에 대하여는 연구조사가 잘 되어있다. 스트레스가 오게되면 공포의 감정과 관련된 생리작용들이 아주 강조되어 나타나게 된다. 이로 미루어 보아 스트레스는 원천적으로 공포의 감정으로부터 나오게 된다는 추측이 가능하게 된다.
그러나 다른 감정들,
예를 든다면, 화날 때, 행복할 때, 슬플 때, 혐오감이 날 때와 같은 기본적인 감정 이외에도 이차적인 감정들이 생길 때 이에 맞는 생리작용들은 어떻게 나타날 지에 대한 연구조사는 별로 되어있지 않다. 그러나 이런 감정들도 공포의 감정만큼의 강력한 생리작용은 아니겠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생리작용은 있으리라고 여겨진다.
다음과 같은 추측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행복한 감정일 때는 공포의 감정과는 반대되는 현상이 이루어 질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하게 된다. 행복할 때 소화가 잘 되고, 걱정이 될 때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을 우리는 알고있다. 고급 식당에서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이유는 식사할 때 소화가 잘 되는데 도움이 되어달라는 의도이다. 좋은 음악을 들으면 누구나 행복감을 맛볼 수 있게된다.
슬플 때 나오는 눈물에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에피네프린이 들어있다는 보고가 있다. 슬픈 상황에 들어가서 스트레스에 빠지게 되었을 때 이로부터 나오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발산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누구나 경험하는 바이지만, 울고 난 후에는 시원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양파를 자를 때 나오는 눈물 속에는 에프네프린이 들어있지 않다. 슬픈 감정이 수반되지 않는 눈물은 물리적으로 씻어내는 기능만 갖고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화를 내는 것이 화를 참고있는 것보다 건강에 좋다는 보고도 있다. 화를 내고 난 후에는 백혈구의 활동이 증가하는 반면에 화를 참고있을 때에는 백혈구의 활동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물론 화를 내는 사람은 건강에 좋겠지만, 그 화를 받아야 하는 사람에 대한 연구조사에 어떤 면역반응이 생기는지에 대하여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앞으로 공포의 감정 이외의 감정에 대한 연구조사가 다 이루어지게 되면 스트레스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고, 또한 스트레스에 대한 대비도 한층 더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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