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꾸는 꿈 | 연금술과 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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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준남 작성일12-12-15 05:13 조회5,760회 댓글0건본문
연금술은 간단한 물질인 납같은 금속으로부터 은이나 금을 만들겠다는 인류의 욕심이라는 동기로부터 지각이 깨어나기 시작하면서 있어오던 과학 같지 않은 과학으로, 기원전부터 20세기에 들어 올 때까지 있었던 하나의 추세였다.
중국, 인도, 희랍 및 아랍세계에서 때때로 이어져 오면서 알코올 등 몇 가지 화학물질들은 발견을 한 바 있다. 그러나 르네상스 이후 현대과학이 발달하고 나서부터는 한 물질로부터 다른 물질을 만든다는 것이 과학의 원리와 어긋난다는 기본적인 지식을 얻고나서는 이런 시도는 없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연금술 자체에 대하여 과학자는 물론 철학자 및 신학자들에게도 많은 연구의 대상이 되어 왔다는 역사적인 사실이 있다. 연금술에 대한 연구에는 천문학자들도 끼어 들게 되면서 큰 우주에 대한 하나의 작은 우주가 인간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바 있다.
연금술이 화학과 과학의 발달을 가져왔다는 설이 있으나, 이에 대한 결론은 그렇게 손쉽게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연금술이 각종 실험실 기구나 실험실 절차 같은 것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많은 공헌을 한 바는 인정해야 한다.
또한 연금술은 헬라지역을 중심으로 영지주의(gnoticism, 영계의 신비를 이해하자는 주의), 신플라토주의 및 기독교 신학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융은 연금술을 간단한 금 만들기로만 보지 않았다. 오히려 연금술은 인류의 무의식 발달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융은 연금술 연구에 대한 많은 시간을 보낸 후 연금술에 대하여 마스터한 바 있다. 융은 연금술이란 금을 만들어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기 위하여 낸 인간의 욕심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연금술에는 당시의 과학자들만 참여한 것이 아니라 철학자, 신학자들이 참여한 일종의 종합적인 지식탐구 운동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연금술 연구를 통해서 방대한 기록을 남겨놓았다. 이들 기록을 조사해보면 당시 인간들의 무의식이 어떻게 표현됐는지 알게된다. 이런 기록들을 연구한 후, 융은 연금술을 통해서 인간들의 무의식이 상징으로 나타나게 되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한가지 신기한 사실은 연금술을 연구하던 당시의 상징이 현대인들의 꿈에 그대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연금술의 상징이 꿈으로 나타나는 현대인들에 대한 조사를 해 보면, 이들은 하나같이 연금술에 대하여 아는 바가 없는 사람들인 것이 드러나게 된다. 즉 집단적 무의식이 상징으로 나타나는 꿈은 그때나 현재나 아무런 상관없이 똑같이 쓰여지고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꿈에서 보이는 여러 가지 상징들은 연금술 시대 때 실제로 쓰이던 것들과 똑 같은 것들이라는 것이다.
융은 꿈에서 보이는 연금술 당시의 여러 가지 상징물들을, 연금술 교과서들을 보여주며 확인하면서, 비교해 보았더니 당시에 연금술에 쓰이던 모든 기구와 장치들의 모습과 똑 같았다는 것이다. 꿈을 꾸는 사람들이 자기들의 원하는 바를 어렵게 이루어 가려고 하는 노력이 연금술 당시의 사람들이 불가능한 작업을 하면서 그들의 원하는 바를 이루려고 한 것과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것은 총체적 무의식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불가능하게 보일 것이다.
즉 현대인들의 꿈속의 상징으로 나타나는 원형은 연금술 당시에 있었던 여러 가지 집단적 무의식이 상징이라는 도관을 통해 나타나는 원형과 똑 같은 것임이 확인된 것이다.
융이 아프리카에 가서 인류 고고학자들과 같이 아프리카 인들과 세계의 다른 곳들에 대한 종교, 예술, 신화 등에 대한 비교연구를 해본 후 내린 결론은, 원시인들이나 현대인들이나 모두 똑 같은 상징을 공유하고 있음을 발견한 바 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또한 문화권에 따라서 변형된 상징은 있을 수 있었으나 원칙적으로 모든 상징은 집단적 무의식에 있는 원형(archetype)의 표현임을 확인한 것이다.
연금술을 통해서 볼 수 있는 상징은 연금술 시대의 상징만 아니라 전체적인 의미에서 나오는 것임을 알게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연금술이란 집단적 무의식을 공유하는 모든 인류들이 만들어 낸 하나의 현상이라는 것이다.
연금술은 현대에 와서 비행접시로도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비행접시는 전세계적으로 이야깃거리가 안된 곳이 없고 또한 비행접시를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 정도였다. 비행접시는 모든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 깊이 묻혀있는 하나의 원형인 것이다. 비행접시는 냉전이 한참 심할 때 더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목격된 바 있다. 냉전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비행접시를 목격했다는 사실은 잘 기록되어있다.
핵전쟁으로 인류가 멸망하는지의 여부에 대하여 전 인류가 걱정하고 있을 때, 외계인들이 와서 핵전쟁을 막아준다는 막연한 기대감과 희망사항이 있었을 때 비행접시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였던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하여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여기서도 비행접시는 전체를 의미하고 있는 상징이다. 즉 인류의 집단적 무의식의 원형 중의 하나가 비행접시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물론 융의 이런 분석은 순전한 심리분석학적인 결론이다. 비행접시의 사실여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겉으로 나타나는 현상에 대하여 관찰하고 연구하듯이 심리학자들은 내부세계의 현상에 대하여 관찰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이다. 비행접시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여부에 대한 연구조사는 과학자들의 몫이듯이 비행접시가 전세계적으로 나타난 이면의 사람들의 심리에 대하여는 심리학에서 연구해야 할 분야인 것이다.
비행접시를 목격한 사람들이 가장 많았던 시기는 1950년대이다. 냉전이 그 극에 달했을 때이다. 사람들은 핵전쟁 뿐만 아니라 극도로 분열되어 있는 세계에 대하여 많은 걱정을 했다. 당연히 사람들은 우주와 외계인들에 대하여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드디어는 외계인을 동경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이다.
이때 서양인들은 동양의 종교, 동양의 문화, 동양의 철학에 대하여 눈을 돌리기 시작한 바 있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서양과 동양을 하나로 보려는 노력을 하면서, 전체를 동경하게 되었다. 또한 이 방향으로 향해서 나아가는 것이 하나의 추세로 굳어가고 있었다.
융은 위기에 처했을 때 새로운 상징이 나타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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